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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비교하는 테슬라

애플과 비교하는 테슬라

과연 테슬라는 애플이 될 수 있을까? 이제 이들 주장의 허점을 파헤쳐 보자. 이런 시도는 매우 중요하다. 우린 2000년대 초에도 애널리스트들이 만들어내는 허구의 세계, 환상에 속은 적이 있다. 당시 인터넷 기업에 대한 투자 붐이 일었고 기업명에 ‘닷컴’이란 수식어만 들어가도 기업 가치는 수십 배에서 수백 혹은 수천 배까지 뛰었다.
그러나 그 열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대부분은 문을 닫았고 그중 성공한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애널리스트들은 현실을 토대로 미래를 진단하는 사람들이다. 문제는 이들이 종종 잘못된 가정을 통해 미래를 호도하기도 한다는 데 있다. 이들의 진단이 개인적인 것이라면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나, 막강한 대중 전파력으로 인해 이들의 그릇된 판단은 자칫 수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가 있다. 그래서 제삼자에 의한 비판 혹은 비평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테슬라는 멋진 기업임에는 분명하다. 엘론 머스크라는 비전 가득한 리더는 스티브 잡스와 겹쳐진다. 애플처럼 해당 회사 제품을 열렬히 사랑하는 소비자도 있다. 얼핏 애플과 닮아 보인다.
그러나 테슬라의 본질은 애플과 같은 소비자가전 회사가 아니라 자동차 회사라는 것이다. 테슬라의 이런 정체성은 ‘모델 3’ 출시로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모델 3’은 테슬라의 저가 모델로 대중용이다. 필연적으로 생산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것만으로도 테슬라가 자동차회사라는 사실은 명확해진다. 테슬라는 자동차 제조업체이지, 실리콘밸리의 혁신적 기술기업은 분명 아니다.
테슬라 자동차 사용자들의 브랜드 충성도는 매우 높다. 그들은 자신의 자동차를 사랑한다. 컨슈머리포트지의 조사를 보면 테슬라 자동차 소유자 91%가 다시 테슬라 자동차를 살 것이라 대답했다. 이는 자동차 회사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포르쉐의 브랜드 충성도는 84%, 아우디는 77%에 불과하다. 한편, 애플의 고객만족도 역시 97%에 달한다.
이것만 보면 테슬라는 애플을 많이 닮은 듯 보인다. 테슬라는 다른 자동차회사와는 달리 애플이 강조한 ‘다르게 생각하기’를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잊으면 안 되는 사실이 있다. 애플은 이미 시장 지배자에 속해있다. 아이폰은 거대시장에서 고객만족도를 끌어내고 있는 반면, 테슬라의 고객층은 매우 엷다. 소수의 고객만이 만족하고 있다. 하루 200명이 찾아오는 식당과 10명이 겨우 찾는 식당의 고객만족도가 같다고 해서 두 식당을 같은 반열에 놓는 건 난센스다. 테슬라의 고객만족도는 분명 의미가 있다.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말해주는 신호일 수는 있으나, 그것이 과장돼서는 안 된다.

테슬라의 진가는 올해부터 시장의 판단을 받게 될 것이다. 대중용 모델의 출시가 후반기부터 이뤄지기 때문이다. 테슬라 지지자들은 후광효과로 대폭적인 매출 상승이 일어날 거라 자신한다. 후광효과란 기존 제품에 대한 만족이 해당 회사의 신제품 구매로 자연스레 연결되는 효과로, 테슬라는 기존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91%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대중 모델인 ‘모델 3’도 잘 팔릴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결과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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